전체 글35 Day 4. 괴물과 싸워 이기는 방법 이젠 이기고 싶다. 무슨 짓을 해서든,쉘터를 망쳐서라도 안전하게 숨겨진 유일한 동굴을 망쳐서라도 괴물이 없는 숲을 걸어보고 싶다.등불과 삽, 무거운 장비들을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있어보고 싶다. 그만 싸우고 상처받고 싶다. 괴물과 싸우는 내가 아닌그냥 나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이겨야 한다.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끝내 승리할 때까지. 괴물을 오래도록 잠재우고 온전히 평화로울 수 있을 때까지.숲이 행복해질 때까지. 싸워야 한다.이겨야 한다. 나는 괴물과 싸워 이기는 방법을 알아내야 한다. 2020. 10. 4. Day 3. 긴 휴식은 답이 아니야 괴물의 모습은 모른다. 이게 뭔지 모르겠지만,밤마다 잡아먹혔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이 되면 마음 한 귀퉁이도 잡아먹힌 듯불쾌하고, 불행하고, 끔찍하다. 희망을 잃어버린 듯미래를 잃어버린 듯온 숲이 부정적인 기운과 무채색으로 뒤덮였다. 결국 날이 밝아도 깜깜한 밤에 갇힌 것 같이다시 괴물의 숲을 걸었다. 그리고 다음 날 또 같은 밤, 새벽.먹고 먹히고. 같은 일이 몇 번 반복되고 나면 절로 힘이 빠지고모든 통제력을 잃은 듯 무기력이 찾아온다. 모든 걸 그만두고그만 쉬고만 싶다. 휴식이 필요하다. 지금껏 몸이 내는 소리인 줄 알았는데마음이 내는 소리였다. 이제 그만 쉬고 싶다고도망치고 먹히는 일로부터 그만 쉬고 싶다고 말한다. 긴 휴식이 필요하니괴물과 싸워 이기는 건 포기하고쉘터 안에서 조용히 죽음을 마주하.. 2020. 10. 4. Day 2. 나를 구원하기 위한 길 나를 구원해 줄 무언가를 찾는다. 혹독한 괴물의 숲에서 뒹굴다 상처난 몸과 마음을 달래줄무언가가 필요하다. 몹시 필요하다. 쉘터로 돌아가 불을 밝힌다. 처음 발견했을 때와는 다르게 많이 흐트러진 공간. 이미 돌이킬 수 없이 모든 게 망가진 느낌.익숙한 느낌.. 괴물이 깨어나는 일이 다시 반복되고 있는 걸 알지만매번 똑같은 괴물이 깨어나고 있는 걸 알지만그럼에도 막을 방법은 없다. 이미 숲은 안개가 가득 끼어 마비되었고알 수 없는 작은 존재들만 서로 뒤엉켜 웅성이고 있다. 계속 돌아간다.선택의 여지가 없기에 계속 숲으로 돌아간다.두려움이 밀려올 수록 오히려 안정감을 되찾는 것만 같다. 충분히 숨이 가빠오고 작은 등불이 희미해질 즈음에야다시 정신이 든다. 또. 또 졌다. 나는 늘 졌다. 2020. 10. 4. Day 1. 괴물과 싸우기 위한 준비물 어둠이 캄캄하게 덮이고잠을 자야 할 시간이 되면 찾아온다. 괴물이. 오늘은 괴물과 싸우기 위해 필요한 준비물을 알아보자. - 괴물의 후각을 교란시키기 위한 향 나는 허브- 괴물의 발을 빠뜨릴 구덩이를 파기 위한 삽과- 그걸 감추기 위한 푹신한 덤불- 어둠 속에서 괴물을 피할 길을 찾기 위한 작은 등불 - 괴물의 시선을 돌릴 흥미로운 상상- 괴물을 다시 잠재우기 위한 조용한 자장가- 괴물을 물리치고 승리했을 때 되찾을 평화로운 숲에 대한 희망 2020. 10. 4. 이전 1 2 3 4 5 6 ··· 9 다음